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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68

하늘이 내려앉고 있었다 구름이 흘러가며 꾸물럭대는 것이 마치 하늘이 무너지는 것만 같았다. 삶이 힘겨울수록 될대로 되라는 식으로 내버려 두고 지켜본다. 이내 고개를 흔들며 정신차리자고 다짐한다. 4월이면 언제나 떠오르는 T.S.엘리엇의 시 의 "죽은 자의 매장"을 되짚어 본다.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APRIL is the cruellest month, breeding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Lilacs out of the dead land, mixing 추억과 욕정을 뒤섞고 Memory and desire, stirring 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운다. Dull roots with spring rain. 의 영향이 워낙 강하다보니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뮤지컬 가 T.S.엘리엇의 시집 을 바탕으로 제작된 것이라는 것을 믿.. 2007. 4. 5.
사진과 카메라에 대한 이야기 사진이라는 것은 오래 전 부터 마음 한 켠을 자리잡고, 사라지지 않는 앙금이 되어 있었다. 처음 사진을 시작한 것은 국민학교에 다닐 때 였다. 용돈을 모아서 산, 카메라는 장난감 처럼 생긴 미니 카메라였다. 정확한 명칭은 잘 모르겠지만, 필름이 감기는 통이 양쪽으로 있어서, 한쪽에서 나와 한쪽으로 감겨들어가는 것이 밀패되어 있고, 카메라 렌즈에 연결된 부분이 개방되어있는 그런 필름을 사용했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이 필름은 110필름이라 불리운다. 왜 기억하지 못했을까?) 따라서 135포맷의 필름을 사용하는 카메라와는 달리 카메라의 구조가 상당히 단순하고, 필름을 되감지 않아도, 필름 노출부의 암막을 닫는 것 만으로 빛의 영향 없이 필름의 착탈이 가능했다. 재질은 전부 플라스틱. 카메라조차 플라.. 2007. 4. 4.
이제는 닫아버린 극동극장과 충무로 뒷골목 간밤에 누군가 오토바이 앞에 앉아 소주 한 병 나팔 불었나 보다. 오래된 벽과 벽 사이에서 무언가 내게 다가와 거칠게 속삭일 것 같았다. 대한극장에 영화보려 왔다가 매진되었을 때 가끔 들리던 극동극장이다. 광식이 동생 광태를 마지막으로 문을 닫았다. 생각해보니 예전에는 이런 소규모의 동시상영관이 시내 곳곳을 차지하고 있었다. 우리집에서 불과 3분도 안걸리는 거리에 위치한 번동4거리(강북구청4거리)에 천지극장이라는 재개봉관이 있었다. 저렴하고 한 번에 두 편씩 볼 수 있어 자주 애용했었다. 어느새 애로영화만 틀어주는가 싶더니 문을 닫고, 그자리에 찜질방이 들어서버렸다. 미아리 쪽으로 조금 내려가면 세일극장이란 곳도 있었는데, 이곳도 문을 닫고 나이트클럽(얼마전이던가 몇년전이던가 확실하지는 않지만, 이곳 나.. 2007. 4. 4.
로모(LOMO) 이야기 2차 세계 대전 이후 소련은 구동독의 지배권을 갖게되었다. 점령체제하의 압박을 통해 당시 제나에 위치한 칼 짜이즈 사로부터 세계 최고의 광학기술을 공식적으로 얻어가게 된다. 그 기술을 이용하여 냉전 중에 레닌그라드 광학기계에서는 수 많은 소련의 군사용 광학제품과 우주개발용 광학제품, 그리고 로모를 비롯한 다양한 광학기계를 개발할 수 있었다. 냉전시대의 KGB에서는 첩보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간단하고 튼튼한 바디를 가졌으며, 플래쉬 없이 어두운 곳에서도 잘 찍혀야 하며, 최대한 단순하고 신속하게 렌즈커버를 열고 셔터만 누르면 되는 카메라가 필요했다. 이런 요구에 부응해 레닌그라드 광학기술연구소에서 이전 KGB소속이던 라디오노프 박사가 로모를 개발했다고 한다. 이 KGB 이야기는 지어낸 이야기라는 소문이 무성.. 2007. 4.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