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상자173 실직신고서 백수가 되었다. 얼마만의 일인지 가물가물해서 떠오르지 않는다. 그렇게나 오랜 시간 동안 단 한 번도 백수였던 적이 없다는 사실에 스스로도 놀라울 뿐이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삼십대 중반에 이르러서야 백수가 되었다. 한 없이 망설이던 시간 속에서 그렇게나 속상해하며 고민했던 결단이다. 서운하고 아쉬워서 서럽게 흐느낄 것 같아 두려웠었다. 하지만 현실은 오히려 홀가분하다. 앞으로 얼마나 백수로 지내게 될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이대로 영영 취업전선에서 동떨어져 빌어먹고 살게 될까 두렵기도 하다. 지금까지 해왔던 일들이 모두 부질없게 느껴진다. 그토록 괴로워하며 몸 상해가며 노력한 모든 것들이 허무하다. 결국 이렇게 흘러가고 있다. 기댈 곳도 비빌 언덕도 없는 존재가 한 없이 가여울 따름이다. 스스로에 대.. 2008. 5. 30. 커피라는 것, 제대로 맛보려 생각하면 매우 어렵다. 커피라는 음료를 언제부터 먹어왔는지 떠올려보면, 아마도 19살 쯤으로 되돌아가야 할 듯 하다. 물론 그 이전에도 커피라는 건 가끔 마셔봤지만, 가루커피, 설탕, 프림을 넣은 전형적인 올드 코리안 스타일이였으니 논외로 친다. (물론 이런 다방커피도 즐겨마시고 있으니 이는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커피와는 조금 다른 의미) 영화에서나 보던 원두 커피를 마신다는 것은 새로운 경험이었을 뿐, 좋은 경험은 아니었다. 씁쓸한 맛이 나는 검고 뜨거운 음료에 크림과 설탕을 넣었더니 매우 알 수 없는 이상한 맛이 나는 굉장히 어른스러운 음료가 되버렸을 뿐이다. 혀에 익숙해지지 않는 맛은 무조건 어른의 맛이다. 지금도 원두커피에 크림이나 설탕을 넣은 것은 어른의 맛일 뿐이다. 그렇게 먹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의문스럽지만, 카.. 2008. 5. 23. 정신없는 나날 거칠게 몰아치는 나날 속에서 한 번 쯤 여유를 가져보려 했지만, 스스로 어찌할 수 없는 지라, 생각만으로 그친 기간을 지나며, 무 계획 속에 휩쓸리는 상황에 짜증난 그녀와 한 번 싸워주시고, 하고자 했던 일들은 모두 뒷전으로 밀려나 입을 막는 거미줄을 치우는 생을 살아가는 나날. 하나의 짧은 터널이 끝나가려하는 와중 또 다른 어두움의 재앙이 다가오는 시점.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세월을 깨작깨작 베어 먹으며 인생을 허비하는 삶. 그런 삶에 대한 불만으로 어찌할 수 없음에 대한 체념의 미학을 가꾸어보지만, 여지없이 깨어지는 하찮은 철학들. 그 속에서 어떻게 해도 바쁘다면 자리를 지키며 게으름이라도 부려보자는 헛된 망상. 이런 전차로 우울증에 한번 빠져볼까. 라는 생각이 들면, 나의 우울한 글을 읽고 마이너.. 2008. 4. 30. 옥션 개인정보 유출 -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옥션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 말들이 많아서 설마설마 했는데 역시나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이 확인 되었다. XXX 회원님, 유감스럽게도 회원님께서는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가 확인한 개인정보 유출 회원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회원님의 유출된 개인정보는 이름, 옥션아이디, 주소, 전화번호와 구매 내역 일부가 포함되어 있으나, 주민등록번호와 은행계좌번호는 유출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그리고 기 공지드린 바와 같이 옥션 비밀번호, 신용카드 및 카드 비밀번호 정보, 실시간 계좌이체 정보는 금번 유출로부터 안전한 것으로 재확인되었습니다. 유출된 개인정보의 유포나 도용으로 인한 구체적인 피해사례는 현재까지 보고된 바 없으나, 옥션은 경찰과 협력하여 유출 정보의 유포 방지와 조속한 범인 검거를 통해 소중한 회원정보.. 2008. 4. 17. 이전 1 ··· 7 8 9 10 11 12 13 ··· 4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