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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수영 시인의 자취에서 나를 찾다. 창작과 비평 2008년 여름호, 장르문학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수록된 것이 마음에 들어 오랫만에 집어든 문예지 속에는 김수영 시인의 40주기에 부쳐 그의 미발표 유고 중 김수영 전집에 수록된 부분과 미수록된 부분등을 포함해 일부가 담겨 있었다. 찬찬히 읽다가 심히 공감되 멍해지는 글을 발견, 1954년 11월 27일에 기록된 일기와 시를 발췌해왔다. 지금의 내 상황과 내 머릿속의 복잡함이 너무나 잘 표현되어 있으니, 역시 세상은 시대를 불문하고 살아가는 것과 고뇌가 비슷한 모양이다. ------------------------- 아무것도 생각하고 싶지 않았으며 아무것도 느끼기도 싫은 내 마음에 사람들은 아예 돌을 던져주지 말았으면 하고 나는 가슴 위에 두 손을 모아서 기도라고 하고 싶어졌다. 쓰라린 아침.. 2008. 6. 17.
비폭력을 기원하며 시청으로 고고씽~ 곧 시청광장으로 수 많은 인파가 모여들 것이 예견되는 가운데, 그간 있었던 몇 건의 폭력사태(?)가 또다시 벌어지는 일 없이 평화롭게 옹기종기 모여서 주장을 펼치고, 즐길 수 있는 하루가 되었으면 한다. 이젠 심각한 시대는 지났다. 뭐든지 즐기면서 해야지 빛을 발한다. 그리함으로써 오늘이 더욱 소중한 의미를 지니게 될 것이다. 무엇 보다도 무력충돌이 일어나지 않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폭력사태를 비롯해 프락치 논란까지, 어느 정도는 예상할 수 있었던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어씨는 어째서 APEC때 쓰던 컨테이너를 또 들고나와 광화문을 막아버리고 있단 말인가. 살수차 또한 최대한 많이 동원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니, 부디 잘못 맞아서 다치는 일이 없기를 기원한다. 개인은 평화로울지 몰라도 군중은 사나워지.. 2008. 6. 10.
보건소 금연클리닉에 참여하다. 그래서~ 금연 7시간 째, 민방위교육에 참가해 졸면서 실없는 강의를 무려 4시간이나 들어야 했던 오늘, 중간에 잠시 쉬는 시간이 있었다. 마침 보건소에서 금연프로그램의 홍보차원에서 민방위교육장에서 간단하게 설문지를 받고, 일산화탄소의 양을 측정하고 있었다. 덕분에 삼십분 정도는 민방위교육에서 벗어나 있을 수 있겠지 하는 마음에 기웃거리다가 이런것도 기회일진데 이때다 싶은 마음이 들어 금연을 즉석해서 결정. 일산화탄소량은 무려 5.6%가 나왔다. 설명으론 일산화탄소량이 많다고 했는데, 기웃거리기 전에 담배를 피워서 그런게 아닐까 의심이 간다. 하지만, 대부분 CO 수치가 5~8%사이를 왔다갔다하는 것 같은데 내 뒤에 무려 11.2%가 나온 사람은 뭐지? 어쨌든, 니코틴 패취를 2주일 동안 사용할 분량과 함.. 2008. 6. 9.
정치적인 하루 그러니까 소속이 사라진 이후 자유인이 되었다고 주장하지만, 남들은 백수(꽤 집착하는 듯)로 바라보는 그런 사람이 되었다. 앞으로 어떻게 세상이 돌아가고, 내 주변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지만, 어쨌든 세상은 흘러간다. 요 몇 일 간 새벽에 잠이 들고, 오후에 잠에서 깨어나는 이른바 폐인에 가까운 생활을 영위하면서 세상과 점차 멀어져 가고 있었다. 오랫만의 자유는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게 되어버리고, 어리둥절 눈을 꿈뻑이며 그렇게 어찌할 바 없는 침잠으로 흐르는 듯 하다. 해야 할 일이 정해지고, 무언가 일을 하고 있다는 것. 그것에 바로 사회에 속해 자신이 세상 한 가운데서 작게나마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는 느낌을 가지게 된다. 그것이 사회 생활이다. 그 테두리 바깥으로 흘러나온 지금은 역시 어리둥절할 따름이.. 2008. 6. 5.